아버지 추락사 이어 아들도 추락사 ‘산재’…노동자 부자, 20년의 비극
작성일 23-12-3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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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영화로산다 조회 19회 댓글 0건본문
“고인의 아버지 역시 20년 전 노동 현장에서 추락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바뀌지 않는 대한민국 노동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의 한 병원 장례식장. 분향소에는 사망 이후 6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A씨(43)의 영정이 놓여있었다. 조문객이 없어 썰렁한 분향소는 유족과 노동단체 관계자 몇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영암군 삼호읍의 한 조선관련 업체에서 취부공(철판을 임시로 살짝 붙이는 가용접을 하는 노동자)로 일하던 A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10분쯤 추락사고를 당했다. A씨는 대형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제작해 납품하는 회사의 하청업체 소속이다.
A씨는 사고 당시 선박 블록에 부착된 ‘도구 적재 선반’을 용접기로 떼어내는 작업을 했다. 230㎏의 무게의 선반 위에 올라 해체작업을 하던 A씨는 갑자기 선반이 무너지면서 2.2m 높이에서 추락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사고 이틀만인 지난 5일 낮 12시쯤 뇌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A씨는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추락 사고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시설물 등도 없었다는 게 현장을 살펴본 유족들의 주장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을 보면 100㎏ 이상의 중량물을 해체할 때에는 작업계획서를 수립하고 지휘자의 입회 하에 작업을 해야 한다.
A씨 유족이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건설 현장에서 미장공으로 일했던 A씨의 아버지(당시 56세)는 2003년 11월29일 서울 관악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고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 아버지는 1992년 충남에서 경기 안양시로 이사한 뒤 10여년 동안 건설 현장 노동자로 일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숨진 이듬해인 2004년부터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 아버지와 똑같은 비극이 20년 만에 반복됐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은 “A씨와 아버지가 같은 유형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노동현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2022년 전국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874명이 숨졌다. 이 중 가장 많은 322명(36.8%)이 A씨 부자처럼 ‘떨어짐(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A씨 사망 이후 회사 태도도 논란이다. 재하도급 업체인 A씨 회사는 사고 당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사고경위서와 근로계약서 등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원청에서 주지 말라고 했다”라며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유족은 회사를 직접 방문하고서야 근로계약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약서를 보면 A씨는 지난 2월 ‘일급 15만원’을 받기로 하고 현장에 투입됐다. 이상한 점도 있었다. 줄곧 노동자로 일했던 A씨 앞으로 2개 법인의 대표자가 내야 할 4대 보험 체납금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이 날아와 있었다. 체납 금액은 모두 1억2000만원이 넘었다.
A씨 동생은 “형은 평생 노동자로 살았고 사업체를 운영한 적이 없다. 형의 지인들도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말해줬다”면서 “누군가 형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하청업체를 세웠다가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http://naver.me/G8tlSLqR
지난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의 한 병원 장례식장. 분향소에는 사망 이후 6일째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A씨(43)의 영정이 놓여있었다. 조문객이 없어 썰렁한 분향소는 유족과 노동단체 관계자 몇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영암군 삼호읍의 한 조선관련 업체에서 취부공(철판을 임시로 살짝 붙이는 가용접을 하는 노동자)로 일하던 A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10분쯤 추락사고를 당했다. A씨는 대형조선소에 선박 블록을 제작해 납품하는 회사의 하청업체 소속이다.
A씨는 사고 당시 선박 블록에 부착된 ‘도구 적재 선반’을 용접기로 떼어내는 작업을 했다. 230㎏의 무게의 선반 위에 올라 해체작업을 하던 A씨는 갑자기 선반이 무너지면서 2.2m 높이에서 추락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사고 이틀만인 지난 5일 낮 12시쯤 뇌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A씨는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추락 사고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시설물 등도 없었다는 게 현장을 살펴본 유족들의 주장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을 보면 100㎏ 이상의 중량물을 해체할 때에는 작업계획서를 수립하고 지휘자의 입회 하에 작업을 해야 한다.
A씨 유족이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건설 현장에서 미장공으로 일했던 A씨의 아버지(당시 56세)는 2003년 11월29일 서울 관악구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고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A씨 아버지는 1992년 충남에서 경기 안양시로 이사한 뒤 10여년 동안 건설 현장 노동자로 일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숨진 이듬해인 2004년부터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에게 아버지와 똑같은 비극이 20년 만에 반복됐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은 “A씨와 아버지가 같은 유형의 사고로 사망했다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노동현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 통계를 보면 2022년 전국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874명이 숨졌다. 이 중 가장 많은 322명(36.8%)이 A씨 부자처럼 ‘떨어짐(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A씨 사망 이후 회사 태도도 논란이다. 재하도급 업체인 A씨 회사는 사고 당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사고경위서와 근로계약서 등을 요구하는 유족들에게 “원청에서 주지 말라고 했다”라며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유족은 회사를 직접 방문하고서야 근로계약서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약서를 보면 A씨는 지난 2월 ‘일급 15만원’을 받기로 하고 현장에 투입됐다. 이상한 점도 있었다. 줄곧 노동자로 일했던 A씨 앞으로 2개 법인의 대표자가 내야 할 4대 보험 체납금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이 날아와 있었다. 체납 금액은 모두 1억2000만원이 넘었다.
A씨 동생은 “형은 평생 노동자로 살았고 사업체를 운영한 적이 없다. 형의 지인들도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말해줬다”면서 “누군가 형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하청업체를 세웠다가 폐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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